엊그제 꿈을 꾸었다.
꿈에 내 아이가 있었다.
그것도 갓난아이.
결혼도 안 한 사람이 아이라니 웃기지도 않았지만,
꿈에서 그 아이를 보자마자 이 아이는 내 아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물론 꿈에서조차 아이의 엄마는 나오지 않았....;;)
나는 그 아이가 너무 예뻐서 안기도 하고 입도 맞추고 바라만 봐도 너무나 좋았다.
꿈에서 깨고 난 후에도 그 아이에 대한 진한 그리움이 마음에 남아 있었다.
한동안 이게 무슨 꿈일까 고민하다 하루를 시작하느라 꿈에 대해 잊어버렸다.
그리고 책상에 앉아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글을 쓰는데 갑자기 드는 생각이 이거였다.
'혹시 꿈에 나온 그 아기는 내가 쓴 소설 아닐까?'
하루에 12시간씩 매일 도서관에서 글을 쓰면서 스트레스를 받는다.
최근엔 마감이 다가와서 스트레스가 더 심해진 듯하다.
근데 이 글 쓰는 게 참 재미있다고 생각하는 부분이
내가 쓰고 있지만 내 맘대로 써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분명 등장인물의 이름, 가족, 성격 등을 내가 전부 설정했지만,
나중에 쓰고 보면 내가 원하는 방향이 아닌 마치 살아있듯
자신들의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모습이 종종 보인다.
(내가 글을 못 써서 그러는 건가 싶기도....;;;)
그리고 어느 순간 뚝딱 하면 한 편이 완성되고
그렇게 완성된 글이 벌써 100편에 다가가고 있다.
어머니나 누나들 얘기를 들어보면 똑같이 하는 말이 있다.
"내 속에서 낳았지만 저렇게 될 줄 몰랐다."
마찬가지로 분명 소설을 내가 쓰고는 있지만
이렇게 이야기가 진행될 줄 나도 몰랐다.
소설 속 주인공은 소설 안에서 3년째 지내고 있고,
그 사이 수많은 인연과 관계를 만들고
그 관계로 인해 여러 가지 사건 사고들이 생기는 모습이
마치 내가 살아가는 이 세상과 크게 다를 바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의미에서 꿈속의 그 아이는
내가 머리 아파 낳은 소설이 아닐까?
어쨌든 나는 오늘도 '출판의 고통(?)' 속에서
또 한 편의 글을 탄생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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