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작시] 선악과에 대하여 1

 

여호와 하나님이 그 땅에서 보기에 아름답고 먹기에 좋은 나무가 나게 하시니 동산 가운데에는 생명 나무와 선악을 알게 하는 나무도 있더라 (창 2:9)

 

성경의 처음 시작부터 인간의 비극이 나온다. 

바로 이 선악과를 따먹는 비극을.

그리고 이 비극을 통해 성경의 역사는 시작되고 인류를 구원하시려는 하나님의 계획도 시작된다. 

 

우리는 이 선악과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

설교시간에 여러차례 얘기를 들었지만 선악과에 대한 구체적인 말씀을 듣기는 쉽지 않다.

 

성경에서도 선악과에 대한 얘기는 창세기에서만, 그것도 2장과 3장에서만 언급되기에 알수 있는 방법이 없다.

 

그래도 성경에 나온 것을 토대로 "선악과"에 대해 알아보자.

 

첫째로 우리가 확실히 짚고 넘어가야 하는 건 바로 이 "선악과"라는 이름이다.

이름만 보면 마치 윤리적이고 법리적으로 알게되는 그런 효과를 지닌 열매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창2:9절의 히브리 원어는 "ועץ הדעת טוב ורע׃" 라고 나와 있고

이걸 영어로 표현하면 "the tree of the knowledge of good and evil" 이라고 한다. 

이걸 직역하면 "좋음과 악의 지식 나무"라고 할 수 있다.

 

여기서 "선"을 뜻하는 히브리 단어 "טוב(토브)"는 

창세기 1장에서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시고나서 "보시기에 좋았더라"라고 할 때 쓰였던 단어와 같은 단어다.

즉, טוב(토브)는 '선(善)'이라기 보단 '좋음(好)'이라고 보는 것이 더 합당하다고 볼 수 있다.

 

그리고 선의 반대인 악의 의미 " ורע׃(와라)"는 

영어로 evil이라고 표현했지만 구분할 필요가 좀 있어 보인다.

evil은 " 극단적이고 심각한 부정적 의미를 가지고, 도덕적으로 매우 나쁘고 사악한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하나님이 그런 극단적인 열매를 준비하셨을까? 

게다가 위에서 '선'은 착함이라는 의미 보단 좋음에 의미가 더 가깝다고 한다면 

마찬가지로 이 '악'은 그 선에 반대 개념인 '나쁨' 즉 bad에 가까운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실제로 노아의 홍수가 일어나기 직전 창세기 6:5 에 이런 구절이 나온다.

 

"여호와께서 사람의 악이 세상에 가득함과 그의 마음으로 생각하는 모든 계획이 항상 악할 뿐임을 보시고"

 

여기에 쓰인 히브리 단어는 창세기 2장에 쓰인 "ורע׃ (와라)"가 아닌 "רַ֖ע(라)"라는 단어가 쓰여있다. 

(미리 고백하지만 필자는 히브리어를 전혀 모른다. 다만 창2장과 6장의 evil을 뜻하는 단어가 다르다는 것만 확인했다. 자세한 건 목사님께 여쭈시길....)

 

항상 도덕적으로 악한 계획을 가진 사람들로 인해 홍수까지 계획하시는 하나님을 표현하는 단어는 당연히 evil이 맞겠지만,

선악과에 그정도로 강력한 악이 있는 건 문맥적으로 어울리지 않는다. 

즉, " 邪(사)"의 개념보다 덜 나쁜 "惡(악)"이 맞기에 영어성경의 'evil'보단 'bad'가 더 어울리는 표현일 거 같다. 

 

그래서 '선악과'를 영어로 표현하자면 ' the tree of the knowledge of good and bad'정도로 해석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사족이지만 선악과(善惡果)라는 한자보다 好惡果(호악과)가 더 어울리지 않을까 개인적으로 생각해본다.

 

다음 이 선악과를 먹었을 때 효능이 어떤지 알아보자.

 

창 3:5 너희가 그것을 먹는 날에는 너희 눈이 밝아져 하나님과 같이 되어 선악을 알 줄 하나님이 아심이니라

 

1. 눈이 밝아지고

2. 하나님처럼 선악을 알게 된다.

 

뱀이 얘기한 내용이다. 

사실일까? 

 

창 3:7 이에 그들의 눈이 밝아져 자기들이 벗은 줄을 알고 무화과나무 잎을 엮어 치마로 삼았더라 

 

확실히 눈이 밝아진 모양이다. 

너무 밝아져서 자신들이 드디어 옷 벗고 다녔다는 걸 깨달을 정도로.

 

그럼 두 번째로 하나님처럼 선악을 알게 되었을까?

 

창 3:22 여호와 하나님이 이르시되 보라 이 사람이 선악을 아는 일에 우리 중 하나 같이 되었으니

 

어라? 

정말로 '하나님처럼' 되었다고 하나님 스스로 인정하셨다.

와우!! 

그럼 이제 우리도 하나님처럼 되었으니 "전지전능"한 힘을 얻었을까?

 

나는 어렸을 때 이 구절이 정말 헷갈렸다. 

 

"선악과를 먹고 하나님'처럼' 되었으니 인간도 전지전능한 존재가 된 것이 아닌가?"

 

이게 어렸을 때 나의 생각이었다. 

 

지금까지 선악과의 '정체'와 '효과'에 대해 알았으니 

다음 시간엔 이 사건으로 인해 인간에게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알아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