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시간에 선악과의 이름과 효능에 대해 알아보았으니 이어서 선악과를 먹기 직전의 상황을 살펴보자.
창 3:1 .... 뱀이 여자에게 물어 이르되 하나님이 참으로 너희에게 동산 모든 나무의 열매를 먹지 말라 하시더냐
뱀이 나타나서 여자에게 나타나 물었다.
단, 하나님의 말씀을 비틀어서 물었다.
창 3:2~3 여자가 뱀에게 말하되 동산 나무의 열매를 우리가 먹을 수 있으나 / 동산 중앙에 있는 나무의 열매는 하나님의 말씀에 너희는 먹지도 말고 만지지도 말라 너희가 죽을까 하노라 하셨느니라
그러자 여자가 대답했다.
"너희가 죽을까 싶으니 먹지도 말고 만지지도 말라"라고.
근데 여자의 대답에서 세 가지 하나님과 다른 대답을 한다.
첫째 "동산 중앙에 있는 나무"
여자는 '선악과'라는 단어보단 '동산 중앙에 있는 나무'라는 단어를 썼습니다.이유가 뭘까요? 일단 넘어가겠습니다.
둘째 "만지지도 말라"
하나님은 창 2:17 에서 "먹지 말라"고만 하셨다.그런데도 여자는 '만지지도 말라'고 얘기한 이유는 뭘까? 이것도 넘어갑니다.
셋째 "죽을까 하노라"하나님은 역시 창 2:17 에서 "반드시 죽는다"고 말씀하셨다.그런데 여기에선 '죽을까 하노라' 라고 나왔다.
예전에 다니던 교회 목사님이 이 부분을 설교말씀에서 "반드시 죽는다는 하나님의 말씀을 이 여자가 약화해서 말한 것이다. 즉, 여자가 죽지 않을 수도 있다라고 말한 것이다."는 의미로 들은 기억이 난다. (오래 되어 100% 똑같지는 않아도 이런 뉘앙스였다.)
그런데 NIV 성경을 보면 당시 설교 말씀과는 다른 의미로 적혀있다.
창 2:17 (NIV) .... for when you eat of it you will surely die.
창 3:3 (NIV) .... or you will die.
NIV성경은 "반드시 죽을 것이다"와 "죽을 것이다"의 차이 정도다.
그럼 히브리 원어는 어떻게 되어있는지 보자.
창 2:17 ומעץ הדעת טוב ורע לא תאכל ממנו כי ביום אכלך ממנו מות תמות׃
창 3:3 ומפרי העץ אשר בתוך הגן אמר אלהים לא תאכלו ממנו ולא תגעו בו פן תמתון׃
밑줄 그은 곳이 '죽는다'는 표현을 나타낸 곳입니다.
뭔가 다르지만 뭐가 다른지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히브리 성경에 나타난 영어 표현을 빌려쓰자면
창 2:17 .... it surely you shall die (https://biblehub.com/text/genesis/2-17.htm)
창 3:3 .... it lest you die (https://biblehub.com/text/genesis/3-3.htm)
라고 나왔네요.
2장의 의미를 직역하면 "확실히 너는 죽을 것이다"
3장의 의미는 "네가 죽지 않도록" 이라는 뜻이다.
그럼 3장에서 여자가 한 말을 종합해보면
"동산 중앙에 있는 나무의 열매는 하나님의 말씀에 너희는 먹지도 말고 만지지도 말라. 너희가 죽지 않도록" 이다.
즉, 내가 예전에 들었던 설교말씀처럼 하나님의 말씀을 '약화' 시킨 것이 아닌
하나님의 말씀을 자신에 이해한대로 얘기한 것이다.
근데 이게 전부인가 싶어서 AI에 "죽는다"는 부분에 대해 물어봤다.
그랬더니
히브리어에서 תָּמֽוּת׃ (타무트)와 תְּמֻתֽוּן׃ (트무툰)은 동사 '죽다'의 다른 형태입니다. 이들의 차이는 다음과 같습니다:
1. 시제:
- תָּמֽוּת׃ (타무트)는 현재 시제로, '죽는다'를 의미합니다.
- תְּמֻתֽוּן׃ (트무툰)은 미래 시제로, '죽을 것이다'를 의미합니다.
2. 인칭:
- תָּמֽוּת׃ (타무트)는 3인칭 단수형입니다.
- תְּמֻתֽוּן׃ (트무툰)은 2인칭 복수형입니다.
따라서 תָּמֽוּת׃ (타무트)는 '그/그녀가 죽는다'라는 의미이고, תְּמֻתֽוּן׃ (트무툰)은 '너희가 죽을 것이다'라는 의미입니다.
이처럼 히브리어에서는 동사의 시제와 인칭에 따라 다양한 형태로 변화하며, 이러한 차이를 이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렇게 얘기를 하더라.
와... AI 최고다..
즉, 하나님이 말씀하신 죽음은 "당장" 죽는 것을 얘기하고 있고,
여자는 "지금 당장은 아니어도 언젠가" 죽는다는 것을 얘기하고 있다.
자, 그럼 위에 넘어갔던 의문부터 하나씩 얘기해보자.
의문 1. 왜 여자는 '선악과'라는 단어보단 '동산 중앙에 있는 나무'라는 단어를 썼을까?
- 창2:17에 선악과에 대한 경고를 하나님이 아담에게 하신다.
그리고 18절에 아담을 돕는 베필 만들 걸 다짐하신 후 아담이 각종 짐승의 이름 짓는 걸 보신 후에 드디어 여자를 만든다.
즉, 선악과 경고는 아담 혼자 들은 것이지 여자는 아직 하나님을 만나지 못한 상태다.
결국 여자는 남편에게 '선악과'라는 단어 대신 '동산 중앙에 있는 나무'라는 표현을 들은 건 아닐까 생각된다.
의문 2. 왜 여자는 '만지지도 말라'고 얘기했을까?
- "먹지만 마" 라고 하는 것과 "먹지도 만지지도 마" 라고 하는 것 중에 어느게 더 규제가 강해진 것일까?
당연히 후자가 규제가 강해진 것이다.
규제가 강해진다는 건 일반적으로 규제가 강화될 만한 행동을 누군가가 했기에 강화된다.
당시에 인간이라곤 아담과 여자 둘 뿐이다.
그리고 아담은 하나님이라는 신격을 대면했기에 경외심이 있지만, 여자는 아직 하나님을 만나기 전이라 경외심이 없다.
그럼 그 '규제가 강화될 만한 행동'을 누가 했을까? 답 나온다.
그리고 그 흔적이 창3:12에 엿보인다.
"하나님이 주셔서 나와 함께 있게 하신 여자 그가 그 나무 열매를 내게 주므로 내가 먹었나이다"
내게는 아담의 이 말이 마치
"아, 얘가 자꾸 동산 중앙에 있는 나무 쪽을 기웃거리길래 내가 '너 그거 먹지도 만지지도 마!' 라고 했는데도 결국 먹어서
이렇게 된 거에요!!"
라고 들린다.
의문 3. 왜 여자는 하나님의 말씀인 "반드시 죽는다"라는 말을 "죽을까 하노라 (죽지 않기 위해)"라고 이해했을까?
- 의문1의 답에서 여자는 아직 하나님을 만나지 못했다. 그리고 하나님의 경고를 아담을 통해 듣기만 했다.
그 와중에 아담의 경고는 강화되고 누적되면서 여자가 이해할 수 있는 방향으로 하나님의 경고가 바뀌게 된 듯 하다.
즉, "동산 가운데 있는 나무의 열매는 너희가 그것을 먹지 말고 손대지 말아서 너희가 죽지 않도록 해야한다." 라고 바뀌
었다.
이게 내용이 바뀌었다고 해서 예전 설교처럼 하나님의 경고가 '약화'된 의미는 아닌 거 같다.
이렇게 선악과를 먹기 직전까지의 상황을 알아보았다.
의문 4와 여기서 파생되는 또다른 의문이 있는데 이건 다음 시간에 알아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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