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씀묵상

[전작시] 가인과 아벨의 이름에 담긴 의미 2

헤페츠 2024. 7. 4. 0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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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시간에 아담과 하와가 에덴에서부터 쫓겨나 한 지역에 정착하면서 벌어진 대략적인 일들에 관해 이야기했다. 

이번 시간엔 본격적으로 하와가 두 아들에게 그런 의미의 이름을 담았는지 알아보자.

 

이름이 담기는 명찰

 

아담이 그의 아내 하와와 동침하매 하와가 임신하여 가인을 낳고 이르되 내가 여호와로 말미암아 득남하였다 하니라 (창 4:1)

 

의문 2. 왜 하와는 '득남'이라고 했을까?

여기서 말하는 "득남"의 히브리 원어를 보면 "קניתי איש (카니티 이쉬)"라고 나와 있다.

이걸 그대로 직역한다면 "קניתי-(카니티:얻다, 창조하다) איש-(이쉬:남자)"라는 의미이다.

요즘이야 보통 '득남'은 '아들을 낳았다'는 의미로 받아들이지만 성경 원문은 좀 뉘앙스가 다르게 느껴진다.

 

가정 1. 하와는 아들을 아담과 동등한 존재로 인식했다.

당시엔 '부모 자식'이라는 개념이 없었다.

에덴에서 쫓겨난 당시에 아담과 하와에겐 '그들로부터 나온 인간들' 밖에 없었고, 

아담이 명령받은 '생육, 번성, 충만, 정복'을 지키기 위해선 많은 사람이 필요했다. 

그리고 그 필요를 위해 아담은 하와가 낳은 '여자(딸)'에게서도 생산활동을 이어갔을 것이다.

그게 가능한 이유는 그들이 다스리는 수많은 가축과 동물들이 그와 같은 생식활동을 했기에 그걸 자연스럽게 받아 들인 것으로 생각된다.

 

그런 의미에서 하와는 자신이 낳은 남자(이쉬)를 자식이 아닌 아담과 동등한 존재로 보고 그를 통해서 생식활동을 기대하며 그런 표현을 하지 않았을까?

 

그러니 하와는 자신이 낳은 남자에게 '카인(소유한, 획득한)'이라는 이름을 붙이며 '자기 소유'를 주장한 것으로 보인다. 

누구로부터 자기 소유를 주장했을까? 

바로 자신이 낳은 여자에게 '내 소유, 내 것'이라는 표시로 이름을 붙이며 건들지 말것을 공표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하와가 '카인'이라는 이름을 붙였다고 생각한다.

 

가정 2. 카인을 아담과 동등한 존재로 인식한 이유

하나님이 그들에게 복을 주시며 하나님이 그들에게 이르시되 생육하고 번성하여 땅에 충만하라,  땅을 정복하라, 바다의 물고기와 하늘의 새와 땅에 움직이는 모든 생물을 다스리라 하시니라 (창 1:28)

 

하나님이 "생육, 번성, 충만, 정복, 다스림" 의 명령을 내린 건 아담만이 아닌 하와에게도 하신 말씀이다. "하나님이 그들에게 복을 주시며..." 그렇기에 하와는 생육활동을 할 만한 남자가 없는 상황에 마침 '카인'이 생긴 것.

그렇기에 카인을 통해 하나님의 말씀인 "생육, 번성, 충만, 정복, 다스림"을 실행시키려고 카인을 '아들'이 아닌 '남자'로 인식한 것 아닐까?

 

의문 3. 왜 하와는 둘째 아들의 이름을 "הָ֑בֶל (헤벨 : 허무, 증기, 숨)"이라고 했을까?

사람들은 아벨의 이름을

"선악과 타락 이후 하나님으로부터 끊어져버린 자신과 세계를 보고 허무한 마음이 들어 그렇게 지었다" 거나

"원래 다른 이름이 있는데 가인에게 죽어서 그렇게 지었다"는 말을 많이 한다.

 

첫번째 대답의 경우라면 가인의 이름을 그렇게 지어도 되지 않았을까?

전에 쓴 글에 언급한 대로 에덴에서 쫓겨난 지 60년(최소 수십 년)이 넘은 상태에서 하나님을 한 번도 찾지 않았던 하와가 갑자기 그런 생각을 한다? (아, 물론 가인 낳고 하나님을 찾긴 했지만... ^^;;)

 

두 번째 대답의 경우라면 죽은 사람의 이름을 굳이 바꿀 필요가 있을까?

게다가 '이름'이라는 건 그 존재의 정체성을 나타낸다.

 

'아담'이 사람이라는 뜻과 흙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고, '하와'는 생명이라는 뜻을 그리고 '카인'은 소유의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데, 갑자기 '아벨'만 죽어서 원래 이름을 지우고 그런 이름으로 지었다?

만약 이게 맞는 말이 된다면, 죽을 때마다 사람들의 이름을 바꿔주는 전통이 생겼을 것이다.

 

물론 성경에 이름이 바뀌는 사람들이 여럿 등장한다. 

아브람이 아브라함으로, 사래가 사라로, 호세아에서 여호수아로 등등 여러 인물들이 이름을 바꾸지만 그건 '영적인 성장' '새로운 사명' '하나님과의 특별한 만남' 등등 긍정적이고 근본적인 변화를 상징하는 의미로 이름을 바꾸게 된다

(물론 나오미가 스스로를 '마라(쓴 자)'라고 부정적으로 이름을 바꾸라고 하지만 성경엔 끝까지 나오미라고 나옴)

 

그렇기에 아벨의 원래 이름이 있었는데 죽은 뒤로 아벨로 바꿔 불렀다는 건 설득력이 약하다.

 

그럼 왜 아벨의 이름은 그 모양(?)인가??

그건 카인 때문이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위에서 얘기했듯 하와는 카인을 '아들'이 아닌 '남자'로 보고 있었고, 그가 장성했을 때 카인을 통해 번성하려고 노력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아담은 자신과 관계를 갖지 않으니 그렇게라도 하나님의 말씀을 이루기 위해 계획했을 것이다. 생육과 번성하라는 건 아담에게만 하신 명령이 아닌 두 사람에게 한 말이기에. (창 1:28)

하지만 그런 노력이 무색하게 카인은 자신의 소유가 아닌 다른 여자에게로 갔다. (창 4:17)

어쩌면 그녀의 평생의 소원을 이뤄줄 존재가 갑자기 다른 여자에게 가버렸을 때 허무함 때문에 우울증에 빠져있지 않았을까? 그러다 그런 하와의 모습을 보고 위로하려 아담이 만났고, 그 와중에 낳은 아들이 아벨.

 

아들을 낳아서 기뻐야 했지만 이 아들도 결국엔 다른 여자에게 갈 걸 예상했기에 그런 '허무'라는 이름을 지어주지 않았을까?

 

이유야 어찌 되었든 '사람의 운명은 이름을 따라간다'는 속설이 맞기라도 하듯 아벨은 카인에 의해 살해당해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 

 

그리고 카인이 아담 일족을 떠나서 카인 일족을 만든 후에 '아들'이라는 개념이 최초로 생겨난다. 

아마 그 이유는 카인은 아담처럼 많은 여자를 거느리지 못했기 때문이거나,

과거에 하와가 자신을 노린(?) 그때의 기억 때문일 수도 있겠다.

게다가 '딸'이라는 개념은 더 뒤에 사람이 번성하게 되면서 생겨나게 된다.(창 6:1)

어쨌든 이때부터 진정한 '가족 간의 위계 절서'라는 개념이 생기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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